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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식

한국이 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 에쓰오일 vs SK이노베이션, 지금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투자 고지]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개인 의견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최종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국이 항공유를 가장 많이 수출한다고?

비행기 기름을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가장 많이 수출한다는 게 처음엔 낯설게 들릴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사실이다.

2022년 기준, 한국 정유사들의 항공유 세계 시장 점유율은 29%로 세계 1위다. 같은 해 항공유 수출액은 약 14조 8,270억 원으로, 휴대폰(10조 2,860억 원)보다 많았다. 반도체나 자동차가 아닌 기름이 우리나라 대표 수출 품목 중 하나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장이 뜨겁다.


2026년 항공유 수출, 얼마나 늘었나

2026년 1분기(1~3월) 국내 정유사들의 항공유 수출량은 약 2,309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41.9% 급증했다. 수출액도 약 25억 7,000만 달러로 72.5% 뛰었다.

미국이 전체의 43.3%(990만 배럴)를 가져가며 압도적 1위 수입국이고, 일본(398만 배럴), 호주(277만 배럴), 뉴질랜드(220만 배럴)가 뒤를 잇는다.

왜 이렇게 급증했을까? 크게 두 가지 이유다.

① 미국·이란 전쟁 발발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항공유 가격이 폭등했다. 2026년 3월 기준 배럴당 수출 단가는 약 159달러로, 1~2월 평균(87달러)의 두 배에 가까웠다.

② 중국·태국·베트남의 수출 제한
주요 경쟁국들이 자국 비축을 이유로 항공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한국산에 대한 수요가 집중됐다.

③ 미국 정제 설비 폐쇄
Lyondell Basell, Phillips 66, Valero 등 미국 주요 정유사들이 설비를 폐쇄하면서 공급 공백이 생겼고, 한국산 항공유가 그 빈자리를 채웠다.


왜 한국 항공유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나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한국 정유사들의 설비는 황 함량이 많고 밀도가 높은 중동산 중질유에 최적화되어 있다. 같은 원유를 넣어도 더 많은 고품질 석유제품을 뽑아내는 구조다. 중동산 원유를 싸게 사다가 고부가 항공유로 정제해 파는 일종의 '가공 무역'이 한국 정유사들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전체 석유제품 생산 중 수출 비중은 약 70%. 내수보다 수출이 더 많은 산업이다.


국내 정유 4사, 항공유 수혜는 누가 가장 클까

국내 정유사는 SK에너지(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4곳이다.

이 중 투자자 입장에서 살펴볼 상장사는 두 곳이다.

회사 상장 여부 특징
SK이노베이션 (096770) ✅ 코스피 국내 정유 1위, 항공유 비중 18.6%
에쓰오일 (010950) ✅ 코스피 사우디 아람코 자회사, 샤힌 프로젝트
GS칼텍스 ❌ 비상장 여수 설비 항공유 수율 18%
HD현대오일뱅크 ❌ 비상장 -

GS칼텍스는 항공유 수율을 18%까지 끌어올리며 경쟁력이 강하지만, 비상장이라 주식 투자 대상이 아니다.


에쓰오일의 숨겨진 경쟁우위 — 아람코 효과

에쓰오일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게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지분 63.41%) 다.

단순히 대주주가 사우디 국영기업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아니다. 실질적 혜택이 있다.

원유 공급 계약: 아람코와 20년 장기 원유 공급 계약 + 아람코 계열 해운사 바흐리와 10년 장기 운송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호르무즈 봉쇄 국면에서 실증된 우위: 2026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아람코는 에쓰오일에만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6척, 원유 1,200만 배럴을 홍해 우회 경로(얀부 터미널)를 통해 공급했다. 국내 다른 정유 3사가 원유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시기, 에쓰오일만 정상 가동을 유지했다.

재무 지원도 현실: 에쓰오일의 9조 원대 샤힌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아람코는 대출 지원(약 1조 6,000억 원 규모), 매입채무 상환 유예 등을 통해 사실상 자금줄 역할을 했다.

요약하면, 에쓰오일은 아람코라는 세계 최대 석유 기업의 '한국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 — 에쓰오일의 다음 성장 동력

에쓰오일이 총 9조 2,580억 원을 투입해 건설한 석유화학 복합시설 '샤힌(Shahin) 프로젝트'가 2026년 6월 완공 목전에 있다.

이 시설의 핵심은 기존 정유·석화 공정보다 공정을 단순화하면서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세계 최초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 기술 적용이다. 완공 시 항공유 수율은 20%까지 올라가고, 연간 180만 톤의 에틸렌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지금의 항공유 수출 호황 위에 석유화학 고부가가치 사업까지 더해지는 구조다.


SK이노베이션 — 정유 강자이지만 SK온이 발목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정유 시장 점유율 1위(약 28%), 항공유 비중 18.6%로 절대적 규모 면에서는 업계 최고다.

2026년 1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다. 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급증하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 때문이다.

  • SK온 2026년 예상 영업손실: 약 1조 6,000억 원
  • SK이노베이션이 SK온을 위해 체결한 PRS(주가수익스와프) 계약 규모: 3조 5,000억 원
  • 연결 순차입금: 약 25조 원 수준 (개선 중이나 여전히 높음)

정유 사업이 아무리 잘 돼도, SK온의 적자가 발목을 잡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도 SK이노베이션의 2026년 연결 영업이익을 약 1조 3,000억 원으로 추정하는데, 에쓰오일 예상치(3조 2,000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재 주가 기준 밸류에이션 비교 (2026년 5월 기준)

항목 에쓰오일 (010950) SK이노베이션 (096770)
현재 주가 11.8만원 12.4만원
52주 최저/최고 5만 / 17.7만원 8.1만 / 15.5만원
증권가 목표주가 15만원 17.5만원 (평균)
상승 여력 +27% +41%
2026년 예상 영업이익 3.2조원 1.3조원
2026년 예상 PER 7.6배 측정 어려움
애널리스트 매수 의견 15명 / 매도 3명 9명 / 매도 5명

에쓰오일의 목표주가 상승여력은 SK이노베이션보다 낮지만, 실적 가시성과 밸류에이션 안정성 면에서는 에쓰오일이 더 명확하다.

SK이노베이션의 높은 목표주가는 SK온 반등 + 정유 호황의 복합 시나리오를 전제한다. 현실화 여부는 불확실성이 높다.


투자자라면 어떤 선택을?

항공유·정유 수혜를 순수하게 받고 싶다면 → 에쓰오일

  • 아람코 원유 공급 안정성
  • 샤힌 프로젝트 완공으로 추가 성장 카탈리스트
  • PER 7.6배 수준의 저평가 밸류에이션
  • 연결 실적에 '잡음'이 없는 순수 정유·화학 회사

배터리 반등까지 함께 베팅하고 싶다면 → SK이노베이션

  • 정유 실적 호조 + SK온 흑자 전환 시 복합 폭발력
  • PBR 0.96배로 자산 대비 저평가
  • 단, SK온 정상화 지연 시 하방 리스크 존재

리스크 체크리스트

어떤 종목이든 꼭 확인해야 할 리스크가 있다.

공통 리스크
-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 → 원유 수급 차질 심화
- 국내 석유 최고가격제 → 내수 마진 압박
- 유가 급락 전환 시 재고 평가 손실

에쓰오일 추가 리스크
- 샤힌 프로젝트 완공 후 석유화학 수요 회복 여부
- 이란의 아람코 선박 호르무즈 통과 차단 (우회로도 불안)
- 9조 원 CAPEX에 따른 단기 재무 부담

SK이노베이션 추가 리스크
- SK온 적자 지속 및 PRS 계약 손실
- 전기차 캐즘 장기화
- SK온 IPO 지연 시 재무 압박 가중


마치며

한국이 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이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 글로벌 에너지 지형의 변화 속에서 국내 정유사들은 조용히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매력이 있다. 다만 '정유·항공유 테마'에 집중된 깔끔한 투자를 원한다면 에쓰오일이, 중장기 턴어라운드 시나리오를 믿는다면 SK이노베이션이 선택지다.

어떤 선택을 하든, 분할 매수와 리스크 관리는 기본이다.


이 글에 사용된 데이터는 한국무역협회, 관세청, 석유공사 통계 및 각 증권사 리포트(2026년 3~5월 기준)를 참고했습니다.

[참고 종목]
- 에쓰오일 (KRX: 010950)
- SK이노베이션 (KRX: 096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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